월급이 두세 달 밀린 직원분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넣는 것입니다. 근로감독관이 회사를 조사하고 시정지시까지 내렸다는 소식을 듣고는 "이제 곧 받겠구나" 안심하셨다가, 정작 통장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아 다시 사무소 문을 두드리는 경우를 부산에서도 자주 봅니다. 진정과 실제 회수는 별개의 절차라는 점을 처음부터 알고 계셔야 시간을 덜 허비하실 수 있습니다.
1. 노동청에 진정 넣었는데 왜 돈이 안 들어오나요
임금체불신고, 즉 노동청 진정은 근로감독관이 사업주의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시정지시를 내리거나 형사 입건으로 넘기는 절차입니다. 사업주가 형사처벌 부담 때문에 시정지시 기간 안에 자진해서 밀린 월급을 지급하는 경우도 실무에서 적지 않게 있습니다. 그러나 사업주가 "돈이 없다", "나중에 주겠다"며 버티면, 진정 절차 자체는 강제로 돈을 통장에 넣어주는 기능이 없습니다. 진정은 어디까지나 형사·행정 절차이고, 회수는 다른 트랙이라는 점을 구분하는 것이 첫 단추입니다.
2. 임금체불 확인서, 그다음이 진짜 시작입니다
진정 절차를 마치면 노동청에서 체불 임금 등·사업주 확인서를 받게 됩니다. 이 확인서는 단순한 조사 결과 통지가 아니라, 이후 민사 절차에서 밀린 임금의 액수와 기간을 입증하는 핵심 자료로 쓰입니다. 지급명령이나 소액사건을 신청할 때 첨부하면 청구금액을 다툼 없이 특정하는 데 도움이 되고, 뒤에서 설명할 소액체당금을 신청할 때도 필요한 서류 중 하나입니다. 진정을 넣고 확인서를 받은 뒤 "이걸로 끝"이라고 생각해 서랍에 넣어두시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이 확인서를 손에 쥔 시점부터가 회수 절차의 출발점입니다.
3. 소액사건과 지급명령 — 집행권원부터 만들어야 압류가 가능합니다
사장 재산을 압류하려면 법원이 발급한 집행권원(확정판결, 지급명령, 조정조서 등)이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임금체불 확인서가 있어도, 그 자체만으로는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없습니다. 체불임금을 청구할 때 실무에서 흔히 쓰는 절차는 두 가지입니다.
- 지급명령. 법원이 서면 심사만으로 발령하는 간이한 절차입니다. 사업주가 정해진 기간 안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그대로 확정되어 집행권원이 되지만, 이의신청이 들어오면 정식 소송으로 전환됩니다.
- 소액사건. 청구금액이 일정 범위 안에 있으면 법정에 직접 출석해야 하지만 상대적으로 절차가 간이하게 진행됩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사업주가 다툴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 준비된 자료가 얼마나 명확한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정확한 신청 요건과 관할 법원은 대한민국 법원 전자소송 홈페이지(ecfs.scourt.go.kr)에서 확인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4. 그래도 안 주는 사장 — 압류로 넘어가는 절차
집행권원을 확보했는데도 사업주가 계속 지급을 미루면, 그때 비로소 강제집행 단계로 넘어갑니다. 사업주의 재산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면 재산명시신청·재산조회 제도를 통해 파악한 뒤, 예금·급여·부동산 등에 압류를 겁니다. 다만 압류할 수 있는 재산의 범위는 회사가 법인인지, 사업주 개인사업자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법인이라면 원칙적으로 법인 명의 재산이 대상이고, 개인사업자라면 사업주 개인 명의 재산까지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사장이 밉다고 아무 재산이나 바로 손댈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확인서 → 집행권원 → 재산 파악 → 압류라는 순서를 하나씩 밟아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셔야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5. 회사가 문을 닫았거나 사장이 잠적했다면 — 소액체당금
회사가 사실상 폐업했거나 사장이 연락 자체가 안 되는 상황이라면, 위 절차를 그대로 밟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위해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른 소액체당금(간이대지급금) 제도가 있습니다. 일정 요건을 갖추면 근로복지공단이 사업주를 대신해 체불임금 중 일부를 먼저 지급하고, 이후 공단이 사업주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구조입니다. 신청 대상이 되는 임금의 범위와 지급 상한액, 구체적인 신청 요건은 사안과 제도 개정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단정적인 숫자를 미리 확신하기보다 근로복지공단 홈페이지(comwel.or.kr)의 최신 안내를 직접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6. 부산에서 본 임금체불 상담 사례
한 사례에서는 부산 사상구의 소규모 제조업체에서 일하던 직원분이 임금체불 확인서까지 받아두고도, "노동청에서 다 해결해주는 줄 알았다"며 6개월을 그냥 흘려보낸 뒤에야 상담을 오셨습니다. 다행히 확인서와 급여명세서, 계좌이체 내역이 남아 있어 지급명령 신청까지는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었지만, 그사이 사업주가 다른 채권자의 압류를 먼저 당해 재산이 거의 남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반대로 비슷한 시기 다른 사건에서는 확인서를 받자마자 곧바로 지급명령을 신청하고 재산조회까지 병행해, 사업주의 예금채권을 비교적 이른 시점에 압류할 수 있었습니다. 두 사례의 차이는 결국 "확인서를 받은 다음에 얼마나 빨리 다음 절차로 넘어갔는가"였습니다. 노동청 진정으로 회사와의 관계가 이미 껄끄러워진 상태라면, 내용증명이나 차용증 등 채권 정리에 쓰이는 무료 양식을 저희 사무소가 운영하는 받아드림(badadrim.com)에서 참고하실 수도 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진정 이후 대응 절차를 다룬 이전 칼럼도 노동청 절차 전반을 이해하는 데 참고하실 만합니다.
※ 근거: 근로기준법(임금 지급 관련 규정), 임금채권보장법(소액체당금·간이대지급금), 민사소송법(지급명령·소액사건), 민사집행법(강제집행·재산명시), 고용노동부(moel.go.kr), 근로복지공단(comwel.or.kr), 대한민국 법원 전자소송(ecfs.scourt.go.kr).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의 결과는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상담 문의: 전화 1660-4452 / 블로그 blog.naver.com/lawchungsong / 사이트 chang-hee.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