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하라는 연락은 받았는데, 막상 그 자리에서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부산에서 학교폭력 사건을 상담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걱정 중 하나가 바로 심의위원회 출석입니다. 통지서를 받고 자료를 준비하는 단계(그 이야기는 '학폭위 출석 통지서를 받았다면, 가장 먼저 할 일' 편에서 다뤘습니다)를 지나고 나면, 결국 마주하는 것은 "그 자리에서 실제로 무슨 말을 하느냐"입니다. 오늘은 심의위원회가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는지, 출석장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위원 질문에는 어떻게 답해야 하는지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심의위원회는 '5요소'로 조치를 정합니다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심의위원회가 무엇을 보고 조치를 정하는가입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와 조치별 적용 세부기준 고시는 다음 다섯 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 심각성: 피해가 얼마나 중한가
- 지속성: 얼마나 오래·반복되었는가
- 고의성: 의도적이었는가
- 반성 정도: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는가
- 화해 정도: 피해 회복과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했는가
이 요소들은 각각 점수로 평가되어 합산되고, 그 결과가 조치 수위를 정하는 바탕이 됩니다. 다만 점수만으로 기계적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고, 사안의 구체적 사정이 함께 고려됩니다. 중요한 것은 — 출석장에서 하는 진술이 이 5요소, 특히 반성 정도와 화해 정도에 대한 판단 자료가 된다는 점입니다.
2. 출석장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심의위원회는 대개 교육지원청에서 열립니다. 진행은 사안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사안 확인 후 당사자에게 진술 기회가 주어지고, 이어서 위원들의 질문이 이어지는 흐름입니다. 짧게는 십수 분 안에 끝나기도 해서, 준비 없이 들어가면 하고 싶었던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말할지"를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고 싶은 말을 두서없이 쏟아내기보다, 핵심 사실 → 인정할 부분 → 바로잡을 부분 → 앞으로의 노력 순으로 짧고 분명하게 전달하는 편이 전달력이 높습니다.
3. 위원 질문, 이렇게 답하세요
위원들의 질문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반성·화해의 진정성을 살피려는 목적이 큽니다. 답변에서 지킬 원칙은 세 가지입니다.
- 인정할 것은 인정합니다: 명백한 사실을 부인하면 반성 정도에서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 사실과 다른 부분은 근거로 바로잡습니다: 감정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하기보다, "이 부분은 이런 자료로 볼 때 사실과 다릅니다"처럼 근거를 들어 차분히 설명합니다.
- 일관성을 지킵니다: 앞서 제출한 진술서·의견서와 출석장 진술이 어긋나면 신뢰를 잃습니다.
4. 이것만은 피하세요
- 감정적 대응: 위원이나 상대를 향한 격앙된 태도는 반성 정도 판단에 불리하게 비칠 수 있습니다.
- 남 탓·상대 비난에만 집중: 우리 아이의 대응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이지, 상대를 몰아세우는 자리가 아닙니다.
- 과장이나 거짓: 사실과 다른 진술은 밝혀질 경우 신뢰를 크게 떨어뜨립니다.
- 준비 없는 즉흥 대응: 예상 질문과 답변을 미리 정리해 두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차이가 큽니다.
5. 가해 측·피해 측, 준비의 초점이 다릅니다
같은 출석이라도 입장에 따라 준비의 초점이 다릅니다.
- 가해로 지목된 측: 반성 정도와 화해 노력을 사실에 근거해 전달하되, 사실과 다른 부분은 자료로 바로잡는 데 초점을 둡니다.
- 피해 측: 피해의 심각성·지속성이 정확히 전달되도록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필요한 보호조치를 함께 요청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참고로 한 법률사무소가 같은 사건의 양쪽을 동시에 대리할 수는 없습니다(이해상충). 저희도 사전 확인 후 한쪽만 맡습니다.
6. 정리하면 — 출석 전 확인할 세 가지
- 5요소 정리: 우리 사안에서 심각성·지속성·고의성·반성·화해가 각각 어떻게 설명되는지 미리 정리하세요.
- 진술 순서: 핵심 사실 → 인정 → 바로잡기 → 앞으로의 노력 순으로 짧게.
- 일관성 점검: 앞서 낸 서면과 출석장에서 할 말이 어긋나지 않는지 확인하세요.
학교폭력 절차를 신고부터 불복까지 단계별로 정리한 자료는 학폭119에서도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부산에서 학교폭력 사건을 다뤄온 경험을 바탕으로, 출석 전 진술 방향 정리부터 의견서 준비까지 함께 점검해 드립니다.
※ 근거: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조치별 적용 세부기준 고시,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2025).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