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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례 · 주택임대차

"직접 살겠다"며 세입자 내보낸 집주인, 새 세입자 들이면 손해배상 해야

2026.10.29 · 법률사무소 청송law 김창희 변호사

핵심 요약

실거주를 이유로 전세 갱신을 거절한 집주인이 갱신됐을 기간 안에 제3자에게 다시 집을 빌려줬다면, 집주인은 세입자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손해배상을 면하려면 집주인이 '예측 불가한 사정'과 '재임대의 불가피성' 두 가지를 모두 직접 증명해야 한다고 처음으로 판시했습니다.

1. 이 판결이 왜 중요한가요?

전세 세입자에게 "내가 직접 살겠다"고 말해 계약 갱신을 막은 뒤, 정작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사람에게 집을 세놓는 집주인이 적지 않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이런 집주인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지우지만,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다"는 예외도 인정합니다. 문제는 그동안 이 예외의 기준이 불분명했다는 점입니다. 대법원이 2026년 9월 10일 이 예외의 요건과 증명책임을 처음으로 명확히 밝혔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제 집주인이 "어쩔 수 없었다"고 직접 설명하고 증명해야 합니다.

2. 어떤 일이 있었나요?

세입자 A씨는 서울 서대문구 아파트에 보증금 6억 6천만 원을 내고 살았습니다. 2022년 5월, A씨가 2년 더 살겠다고 갱신을 요구했지만 집주인 B씨는 "나와 내 가족이 직접 살겠다"는 이유로 거절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집을 비운 A씨는 이사를 갔습니다.

B씨는 2022년 9월 그 집으로 전입신고를 하고 실제로 거주했습니다. 그런데 B씨는 2024년 4월, A씨가 갱신됐다면 살 수 있었던 기간이 아직 5개월이나 남았는데 그 집을 보증금 8억 2천만 원에 새 세입자에게 임대해 버렸습니다. A씨는 "나는 더 살 수 있었는데 쫓겨난 것 아니냐"며 소송을 냈습니다.

1심은 B씨 편을 들었습니다. "당시 전세사기 여파로 B씨의 다가구주택 세입자들이 보증금 반환을 동시에 요구해 B씨로서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겼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2심은 판단을 뒤집었고, 대법원도 세입자 A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3. 대법원은 어떻게 판단했나요?

대법원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의 '정당한 사유'를 처음으로 두 가지 요건으로 정리했습니다.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만 손해배상을 면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불가피했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고, 갱신을 거절할 때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 생겼고, 그 일 때문에 재임대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는 것을 집주인이 직접 증명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B씨가 내세운 사정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다가구주택 세입자들의 보증금 반환 의무는 이미 갱신 거절 전부터 존재했던 것이고, 그 만기를 예측할 수 있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또한 새 세입자에게서 받은 보증금으로 기존 세입자들에게 돈을 돌려주는 것은 여러 선택지 가운데 하나였을 뿐, 그것만이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4. 일상에서 어떤 의미인가요?

이 판결은 세입자 입장에서는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집주인이 "내가 살겠다"며 나가달라고 했다면, 실제로 그 집에 거주해야 합니다. 갱신됐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다른 사람에게 집을 세놓으면 원칙적으로 손해배상 책임이 생깁니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했다가 어쩔 수 없이 재임대를 해야 한다면, "갱신 거절 시점에는 예상 못 했고 재임대 외에 방법이 없었다"는 것을 집주인이 직접 입증해야 합니다. 예측 가능한 자금 사정이나 일반적인 이유로는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5. 비슷한 상황이라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당한 세입자라면, 집주인이 갱신 기간 중 다른 사람에게 집을 임대했는지 확인하세요. 전입세대열람이나 확정일자 조회를 통해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임대 사실이 확인된다면 민사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할 수 있으며, 손해배상액은 상승한 임대료 차액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반대로 집주인이시라면, 실거주 의사가 있을 때만 갱신을 거절하고, 만약 사정이 생겨 재임대가 불가피해졌다면 지체 없이 법적 검토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갱신 기간이 끝난 뒤 재임대하면 이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지만, 그 이전이라면 세입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임대차 분쟁은 타이밍과 증거가 중요합니다.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초기에 전문가와 상담하시기를 권합니다.

참고 판결: 대법원 2026다203203 (손해배상), 2026. 9. 10. 선고, 대법원 제2부, 상고기각. 출처: 경향신문·뉴데일리 (2026. 10. 12. 보도), klawdigest.kr.
※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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