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피우는 거 확인만 하려고 했는데, 이게 범죄인지 몰랐어요." 부산에서 형사 사건 상담을 받다 보면 이런 말을 종종 듣습니다. 배우자나 연인의 외도가 의심될 때 '감시 앱'을 구매해 보는 분들이 적지 않은데, 이번 대법원 판결은 그런 앱을 팔아온 운영자에게 무거운 형벌을 내리면서 중요한 법리를 확인했습니다.
1. 어떤 사건인가요?
A씨는 2019년 1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스마트폰 감시 앱을 운영했습니다. "바람난 남편·아내를 잡자", "연인의 이중생활을 확인하세요"라는 문구로 광고하며 월 50만 원, 6개월에 280만 원을 받고 앱을 팔았습니다. 이 앱을 내려받은 사람은 6,008명에 달했고, 한 달(2024년 10월) 동안만 11만 9,713건의 통화가 몰래 녹음됐습니다. 또 980명의 위치정보가 동의 없이 수집·제공됐습니다. A씨는 이를 통해 약 33억 원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1심·2심 모두 A씨에게 징역 7년, 자격정지 5년, 추징금 19억 7,400여만 원을 선고했고, 대법원 형사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2026년 9월 10일 A씨의 상고를 기각해 이를 최종 확정했습니다(사건번호 대법원 2026도8896).
2. 대법원이 확인한 핵심 법리: 직접 도청 안 해도 공동정범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앱을 만들어 판 사람도 도청 범죄의 정범이 될 수 있는가?"였습니다. 쉽게 말하면, 칼을 만들어 파는 사람이 그 칼로 일어난 범죄의 공범이 되는 것과 비슷한 논리입니다.
대법원은 A씨가 앱 구매자들과 공모관계에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A씨가 도청 기능을 갖춘 앱을 개발·운영하며 범행 방법을 직접 제공한 이상, 수천 명의 도청 행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한 공동정범으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공동정범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었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은 다른 사람의 동의 없이 전기통신의 내용을 도청·녹음하는 행위를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엄하게 처벌합니다. 쉽게 말하면, 아내의 휴대폰에 몰래 앱을 심어 통화를 녹음하는 것은 단순한 '사생활 침해' 수준이 아니라 최소 1년 이상 징역이 가능한 중범죄입니다.
3. 일상에서 이 판결이 의미하는 것
이번 판결은 두 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첫째, 도청 앱 유통 자체가 범죄입니다. "배우자 동의를 받고 쓰세요"라는 문구를 넣어도, 실제로는 상대방 몰래 설치해 쓰도록 설계된 앱을 판다면 운영자도 처벌을 피할 수 없습니다.
둘째, 앱을 구매해 사용한 사람도 위험합니다. 이번 판결은 판매자에 관한 것이지만, 통화 내용을 실제로 녹음·수집한 6,008명의 구매자들도 각자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배우자의 불륜 증거를 잡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법이 허용하지 않는 방법으로 수집한 증거는 이혼·재산분할 소송에서 증거로 쓸 수도 없고, 오히려 본인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4. 비슷한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배우자나 연인의 외도가 의심되더라도 도청 앱 사용은 절대로 피하세요. 이혼·가사 사건에서 합법적으로 증거를 수집하는 방법(카드 내역 조회, 탐정 활용, 사실조회 신청 등)은 따로 있습니다. 또 이미 앱을 사용했다면 즉시 삭제하고, 수사 또는 고소 통보를 받은 경우에는 형사 전문 변호사에게 신속히 상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률사무소 청송은 이혼·가사 사건과 형사 사건을 함께 다루며, 어려운 상황에서 합법적인 해결책을 찾아드립니다. 부산 연제구에 위치하며, 전화와 카카오톡으로 편하게 연락 주세요.
※ 참고 판결: 대법원 2026도8896 (2026. 9. 10. 선고, 대법원 형사2부, 주심 오경미 대법관) | 출처: 법률신문, 세계일보 (2026. 10. 4.~5. 보도) |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전화 1660-4452 · chang-hee.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