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우리가 받는 해외근무수당은 통상임금이니 야근수당을 다시 계산해서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습니다. 1심 법원은 직원들 손을 들어줘 회사 측에 308억여 원을 지급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이 "잠깐, 그 전에 따져봐야 할 게 있다"며 사건을 되돌려 보냈습니다. 2026년 8월 13일 선고된 대법원 2025다200387 판결입니다.
1. 이 판결이 왜 중요한가요?
통상임금은 연장·야간·휴일 근로 등 각종 가산수당을 계산하는 기준이 됩니다. 쉽게 말하면, "월급에서 어느 부분을 기준으로 야근수당을 계산하느냐"를 정하는 숫자입니다. 만약 내가 받는 해외근무수당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면, 그것을 빼고 계산한 기존 야근수당은 부족한 게 됩니다. 차액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거지요.
이 사건은 단순히 "해외수당이 통상임금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대법원은 그보다 한 단계 앞선 물음을 던졌습니다. "그 수당 안에 야근수당이 이미 포함되어 있는 건 아닌가요?"라는 것입니다. 이 판결의 논리는 해외 파견자뿐 아니라 포괄임금 방식으로 급여를 받는 수많은 직장인에게 그대로 적용됩니다.
2. 사건 내용 — 308억 원 소송의 전말
한 공기업이 아랍에미리트 원전 사업에 직원들을 해외로 파견했습니다. 직원 1,171명은 해외에서 일하는 동안 매달 해외근무수당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이 수당이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므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그 동안 과소 지급된 시간외근로수당 차액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1심 법원은 직원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회사가 308억여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었습니다. 항소심도 같은 결론이었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에서 판이 뒤집혔습니다.
3. 대법원이 "먼저 따져라"고 한 것 — 포괄임금약정
대법원은 해외근무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전에, 그 수당이 애초에 포괄임금약정에 해당하는지를 별도로 살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포괄임금약정을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예를 들어, 어느 회사가 직원에게 "월급 300만 원에 야근수당·연장수당 다 포함이에요. 따로 계산하지 않을게요"라고 미리 약속했다고 해봅시다. 이 경우 나중에 직원이 "나는 야근을 많이 했으니 야근수당을 추가로 달라"고 해도 받기 어렵습니다. 약속할 때 이미 포함된 것으로 합의가 됐기 때문입니다. 이런 약정을 포괄임금약정이라고 합니다.
대법원이 이 사건에서 주목한 것은 바로 이 점입니다. 해외근무수당에는 "가산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는 재량적 표현이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이 표현이 법정수당이 아닌 약정에 의한 가산금의 성격을 시사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달리 말해, 해외근무수당 안에 이미 야근·연장수당 성격의 돈이 녹아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확인하지 않고 단순히 "해외수당이 통상임금이니 차액을 줘라"는 결론을 내린 원심은 잘못됐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4. 일상에서의 의미 — 내 월급 구조 한 번 확인해보세요
이 판결이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어떤 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해서 무조건 야근수당 차액을 더 받는 게 아닙니다. 그 수당이 처음부터 야근수당 등을 포함하는 포괄 성격으로 설계됐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근로계약서나 취업규칙에 "포괄임금" 또는 "시간외수당 포함"이라는 문구가 있는지 확인하세요.
- 수당이 일정 금액으로 고정돼 있더라도, 회사의 관행과 안내자료에 야근수당 정산 방식이 어떻게 설명됐는지 살펴보세요.
- 막연히 "이 수당은 통상임금이니 더 받을 수 있다"고 단정하기보다, 전체 임금 구조와 약정 내용을 전문가와 함께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
해외 파견 수당, 특수지 근무수당, 위험수당 등 다양한 명칭의 수당을 받는 직원이라면, 그 수당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 여부와 함께 포괄임금약정이 별도로 성립했는지를 함께 따져봐야 합니다. 급여명세서와 근로계약서, 취업규칙을 미리 확보해두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노동 분쟁은 증거 확보가 관건이므로, 퇴사 전 관련 서류를 꼭 챙겨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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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대법원 2025다200387 판결(2026. 8. 13. 선고, 파기환송)을 바탕으로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위해 작성한 것입니다. 출처: 법률신문(lawtimes.co.kr, 2026. 8. 19.), 시사저널(sisajournal.com, 2026. 8. 19.).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니며,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