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은 내가 아플 때를 대비해 드는 것인데, 막상 치료를 받고 청구했더니 "이 경우엔 드릴 수 없습니다"라는 말을 듣는다면 얼마나 억울할까요. 2026년 6월 7일, 대법원이 바로 그런 억울함을 가진 사람의 손을 들어주지 않은 판결이 나왔습니다. 티눈·굳은살 제거 시술을 4년 넘게 379번이나 받았지만 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는 결론이었습니다. 왜 이런 결론이 났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하는지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1. 이 판결이 왜 중요한가요
우리 주변에는 질병수술비 보험에 가입한 분들이 많습니다. 쉽게 말하면 수술 한 번 받을 때마다 일정 금액(이 사건에서는 30만 원)을 주는 보험입니다. 그런데 의료기관에서 "치료"라고 해도, 보험 약관이 "이런 경우엔 안 줍니다"라고 적어놓은 부분에 해당하면 한 푼도 못 받습니다. 이번 판결은 "약관의 면책 조항이 어디까지 적용되는지"에 대한 대법원의 분명한 기준을 세웠다는 점에서 보험 가입자라면 꼭 알아두어야 합니다.
2. 무슨 사건이었나요
A 씨는 2016년 보험사와 질병수술비 보험 계약을 맺었습니다. 약관에는 "주근깨·점·사마귀·여드름 등 피부질환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면책 조항이 있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피부 문제로 받는 치료는 주지 않겠다는 내용이 미리 적혀 있었던 거죠.
A 씨는 2016년 9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4년여 동안 여러 병원에서 티눈과 굳은살 제거를 위한 냉동응고술을 총 379차례 받았습니다. 냉동응고술이란 영하 196도의 액체질소로 피부 병변을 얼려 없애는 시술입니다. A 씨는 시술을 받을 때마다 보험금을 청구했고, 보험사는 일부(114회분, 약 3,493만 원)는 지급했지만 나머지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A 씨는 결국 소송을 냈습니다.
3. 대법원은 어떻게 판단했나요
이번 판결의 핵심 쟁점은 하나였습니다. 티눈과 굳은살이 약관의 '피부질환 면책' 항목에 들어가느냐, 안 들어가느냐.
대법원 민사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티눈과 굳은살은 약관에 열거된 주근깨·점·사마귀·여드름과 성격이 유사한 피부질환에 해당하므로, 보험사는 해당 시술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약관에는 '주근깨, 사마귀, 여드름 등 피부질환'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여기서 '등'이라는 글자 하나가 열거된 것들만이 아니라 비슷한 성격의 피부 질환 전반을 포함한다는 것입니다. 티눈과 굳은살도 그 '등' 안에 들어간다고 대법원이 판단한 것이죠.
아울러 대법원은 보험사가 예전에 같은 가입자를 상대로 "보험 계약 자체가 무효"라는 주장을 했다가 법원에서 지고 확정된 이상, 이번 소송에서 같은 주장을 다시 꺼내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도 밝혔습니다. 법원에서 한 번 확정된 사항은 동일한 당사자 간에 다시 다툴 수 없다는 원칙(기판력)을 확인한 것입니다.
4. 일상에서 얻을 교훈은 무엇인가요
이번 판결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교훈은 "보험 약관의 면책 조항, 가입 전에 꼭 읽어라"는 것입니다.
- 의료기관에서 정식 수술·시술로 분류된 치료라도, 보험 약관이 '면책'으로 규정했다면 보험금이 나오지 않습니다.
- 약관에 열거된 항목이 전부가 아닙니다. '등 피부질환'처럼 포괄 문구가 붙어 있으면 유사한 질환 전체가 면책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반복적으로 보험금을 청구하다가 보험사가 계약 자체의 유효성이나 면책 여부를 문제 삼는 경우,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보험은 '가입 여부'만큼 '면책 조항 확인'이 중요합니다. 계약서를 서랍 깊숙이 넣어두지 말고, 자주 받는 치료나 시술이 있다면 약관에서 면책 여부를 먼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5. 비슷한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보험사로부터 "면책 사유에 해당한다"며 보험금 지급 거부를 받았다면, 그냥 포기하지 마세요. 면책 조항의 적용 범위 해석은 사안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보험사가 잘못 해석한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이미 여러 차례 보험금을 수령한 상태에서 분쟁이 생긴다면, 보험사가 일부 금액의 반환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어 조기에 법적 검토를 받는 것이 현명합니다.
보험 약관 해석·보험금 분쟁에 관해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법률사무소 청송에 문의해 주세요.
사건번호 대법원 2026다200089, 2026다200090 / 2026년 6월 7일 선고, 대법원 민사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
출처 법률신문(2026.6.8), 뉴스1(2026.6.7), 이데일리(2026.6.7), 서울경제(2026.6.7)
※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위한 해설이며,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