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교 현장에서 '야차룰'이라는 말이 또래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런 뜻입니다. "맨주먹으로만 싸우자, 대신 다쳐도 신고하거나 소송하지 않기로 하자." 일종의 '약속'을 먼저 맺고 싸우는 방식입니다. 교육부 자료를 바탕으로 한 보도(아시아경제·아주뉴스, 2026. 10. 12.)에 따르면, 2024학년도부터 2026년 8월 말까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에서 심의된 야차룰 관련 사건은 490건, 피해 학생은 684명, 가해 학생은 1,232명에 달합니다. 게다가 2024학년도 107건이던 심의 건수가 2025학년도에는 223건으로, 그리고 2026학년도에는 3월부터 8월까지만 이미 160건이 접수됐습니다.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부산에서 학교폭력 사건 상담을 하다 보면, "애들끼리 동의하고 싸운 건데 학교폭력이 되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오늘은 엄마 변호사로서 이 질문에 솔직하게, 그리고 쉽게 답해 드리겠습니다.
1. '야차룰'이 뭔가요 — 들어보셨나요?
'야차룰'은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용어에서 파생된 청소년 은어입니다. 핵심 규칙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맨주먹으로만 싸운다. 둘째, 다쳐도 상대방을 신고하거나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 셋째, 싸움 내용을 촬영해 SNS에 올리기도 한다. 이 규칙을 서로 '동의'했다는 이유로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법은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2. 동의했으면 책임이 없다? — 법은 다르게 봅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 안팎에서 학생 사이에 발생한 신체폭력, 강요, 사이버폭력 등을 '학교폭력'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피해 학생이 "괜찮다"고 했느냐가 아니라, 실제로 피해가 발생했느냐가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계약처럼 약속을 맺었다 해도 그 약속 자체가 법적 책임을 없애주지는 않습니다. 마치 친구에게 "때려도 되니까 한번 세게 쳐봐"라고 했다 해서, 맞아서 다친 뒤 아무 책임이 없어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실제로 보도된 통계를 보면, 야차룰 사건에서 확인된 폭력 유형 중 신체폭력이 88.8%로 가장 많고, 강요(28.8%), 사이버폭력(18.6%)도 뒤따릅니다.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는 각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지만, 학폭위 심의 단계에서도 동의 여부보다 실제 발생한 피해와 행위의 경중이 핵심 요소로 검토됩니다.
3. '자발적 동의'처럼 보여도 사실은 강요인 경우가 많습니다
야차룰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법적 쟁점 중 하나는 진정한 의사에 의한 동의인가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야차룰 제안을 거절하면 무리에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보복이 두려워 어쩔 수 없이 응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이런 경우는 동의처럼 보여도 실질적으로는 강요에 가깝습니다. 강요죄는 학교폭력예방법상 학교폭력의 유형 중 하나입니다. 또래 집단에서 거절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조성됐다면, 그 상황 자체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4. 직접 싸우지 않아도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야차룰에는 직접 싸우는 학생 외에도 다양한 역할이 존재합니다. 싸움을 주선한 학생, 주변에서 구경한 학생, 영상을 촬영한 학생, SNS에 유포한 학생 모두 가담 형태에 따라 학폭위 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영상을 온라인에 유포한 경우에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별도의 형사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사이버폭력 비율이 2024학년도 14%에서 2026학년도 20%로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촬영하거나 공유하는 행위가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법적으로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5. 자녀가 연루됐다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자녀가 야차룰 상황에 피해자로 또는 가해자로 연루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부모가 먼저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자녀를 다그치지 말고, 어떤 상황이었는지 차분히 들어주세요.
- 카카오톡 대화, SNS 메시지, 영상 등 관련 자료를 삭제하지 말고 보존하세요.
- 학교에서 학폭위 출석 통지서가 오기 전에 법적 점검을 받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 피해 학생이라면 증거를 확보한 뒤 학교 담임교사 또는 학교폭력 신고전화(117)에 알릴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 사건은 초기 며칠의 대응이 전체 결과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동의했으니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절차가 진행된 뒤 대응하면, 선택지가 훨씬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산 학교폭력 변호사 청송은 가정법원 위탁보호위원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 경력을 바탕으로, 학생과 부모님 입장에서 함께 방향을 잡아드립니다.
※ 참고 보도: 아시아경제·아주뉴스 2026. 10. 12. /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간담회 보도 2026. 10. 15.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