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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 직전 "핸드폰 숨겨줘" 한 마디, 왜 대법원은 무죄를 선고했을까요?

2026.09.24 · 법률사무소 청송 김창희 변호사

핵심 요약

대법원은 사기 조직원이 체포 직전 동승자에게 "핸드폰 정리해 달라"고 부탁한 행위에 대해 증거은닉교사죄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핵심은 부탁받은 사람 역시 같은 사건으로 처벌받을 입장이었다는 점입니다. 자기 범죄 증거를 스스로 숨기는 것은 죄가 아니기 때문에, 부탁한 사람도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논리입니다. 체포 전 증거 처리와 수사 협조의 경계를 부산 형사 변호사가 쉽게 정리합니다.

아이에게 이런 질문을 한번 해볼게요. "만약 경찰에 잡힐 것 같을 때, 친구한테 핸드폰 좀 숨겨달라고 부탁하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나쁜 일 아니냐고요? 맞습니다. 그런데 최근 대법원이 아주 특별한 상황에서 이 행위를 무죄로 봤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오늘은 이 판결을 통해 증거인멸·증거은닉이 무엇인지, 그리고 수사를 받을 때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 무엇인지 엄마 변호사가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어떤 사건이었을까요?

보도에 따르면, 사기 조직에서 대포계좌 모집·송금 역할을 하던 A씨가 라오스에서 귀국하다가 공항에서 체포될 것을 직감했습니다. A씨는 옆에 앉은 B씨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건네며 "알아서 정리한 뒤 어머니께 전달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B씨는 통화 기록을 삭제한 뒤 핸드폰을 전달했습니다.

검찰은 A씨에게 사기죄와 함께 증거은닉교사죄를 추가로 기소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직접 증거를 없앤 것은 B씨지만, B씨에게 그렇게 하도록 지시한 A씨도 같이 처벌해야 한다"는 논리였습니다.

1심과 2심은 증거은닉교사죄도 유죄라고 봤는데, 대법원은 이 부분을 뒤집어 무죄로 확정했습니다(대법원 2026도8541). 사기죄 징역 1년은 그대로였지만 증거은닉교사죄만큼은 무죄가 된 것입니다.

2. "자기 범죄 증거는 스스로 숨겨도 죄가 아니에요" — 왜 이런 원칙이 있을까요?

형법에는 이런 규정이 있습니다. 타인의 형사사건 증거를 인멸하거나 숨기면 증거인멸죄·증거은닉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기 자신의 형사사건 증거를 스스로 없애거나 숨기는 것은 처벌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쉽게 말하면, 사람은 자기 자신을 불리하게 만들 의무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헌법과 형사소송법은 진술거부권을 보장합니다. "나 수사받기 싫어, 나 불리한 말 안 할 거야"라고 말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자기 증거를 직접 없애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처벌하지 않는 것입니다.

다만 이것이 "증거 없애도 된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수사가 시작된 뒤에는 압수수색으로 물증을 확보하게 되고, 증거를 없앴다는 정황 자체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타인의 사건 증거를 없애면 죄가 됩니다.

3. 그럼 왜 A씨도 무죄가 됐을까요?

핵심은 부탁을 받은 B씨의 처지에 있습니다. B씨는 같은 사기 조직에서 대포계좌를 제공한 역할을 했기 때문에, A씨의 핸드폰에는 B씨 자신에게도 불리한 증거가 담겨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습니다.

대법원은 이렇게 봤습니다. B씨가 핸드폰을 지운 행위는 단순히 A씨를 도운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처벌받을 걱정이 있어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행위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자기 사건 증거를 숨긴 것이라면 죄가 되지 않으므로, 그런 B씨에게 부탁한 A씨도 '증거은닉을 교사했다'고 볼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

아이에게 비유해 보면 이렇습니다. 친구 둘이 함께 과자를 몰래 먹었는데, 한 명이 다른 한 명에게 "빈 봉지 숨겨줘"라고 했다면, 봉지를 숨긴 친구도 같이 혼날 처지이기 때문에 그 친구가 봉지를 숨긴 건 자기를 지키려는 행동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시켜서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4. 일상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이 판결을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공범끼리는 핸드폰 숨겨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번 판결은 아주 특수한 법리를 다룬 것이고, 수사 과정에서 증거를 없애는 시도는 다음과 같은 심각한 결과로 이어집니다.

수사를 받게 됐을 때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진술거부권 행사, 변호인 선임, 관련 자료를 변호인과 함께 검토하는 것 — 이것들은 모두 적법한 방어 수단입니다. 부산 형사 변호사와 초기에 상담하면 어디까지가 합법적 방어이고, 어디서부터 문제가 되는지 정확히 안내드릴 수 있습니다.

5. 비슷한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수사기관으로부터 연락을 받거나, 가족이 수사받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셨다면 다음을 기억하세요.

부산 형사 사건에서 초기 대응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무엇을 해도 되고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를 모르는 상태에서 섣불리 행동했다가 혐의가 추가되는 경우를 부산지검 형사조정위원 활동 중에도 여러 번 보았습니다. 억울한 상황에서도 냉정하게 법적 절차를 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참고 보도: 아시아경제·머니투데이·법률신문 2026년 9월 15~16일.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체포 직전 증거를 없애면 어떤 죄가 되나요?

형법 제155조 증거인멸죄·증거은닉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5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합니다. 단, 자기 사건의 증거를 자기가 직접 없애는 행위는 죄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타인에게 부탁하는 증거인멸교사·은닉교사는 별개의 문제로, 사안에 따라 성립 여부가 달라집니다.

Q. 증거인멸교사와 증거은닉교사는 어떻게 다른가요?

증거인멸은 증거를 없애거나 변조하는 것이고, 증거은닉은 증거를 숨기는 것입니다. 교사(敎唆)는 타인에게 그 행위를 하도록 지시·유인하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부탁받은 사람이 자신도 처벌받을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은닉 행위를 한 경우, 그 행위는 자기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보아 교사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Q. 수사 중에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증거인멸이 되나요?

변호사의 적법한 조력을 받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권리입니다. 증거인멸이 아닙니다. 다만 변호사를 통해 증거를 실제로 은닉하거나 파괴하는 것은 위법입니다. 진술거부권 행사, 적법한 자료 수집, 변호인과의 상담은 모두 적법한 방어 수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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