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되면 새 학기, 새 학급이 시작됩니다. 선생님이 단톡방 링크를 공유하고, 아이들도 친구끼리 카카오톡 방을 새로 만들기 시작하죠. 그런데 이 익숙한 단톡방이 학교폭력의 현장이 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학교폭력 사건을 상담하다 보면 "단톡방에서 우리 아이만 내쫓겼어요", "읽씹만 당했는데 그게 학교폭력인가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오늘은 그 답을 드리겠습니다.
1. 단톡방이 학교폭력의 현장이 되다
과거에는 학교폭력이라고 하면 복도나 화장실에서 일어나는 신체적 폭행을 떠올렸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지금은 다릅니다. 학교 안에서 맺어진 관계가 온라인으로 이어지면서, 집에 돌아간 뒤에도 24시간 괴롭힘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운동장에서 "너 저리 가"라고 소리치는 것과 단톡방에서 그 아이만 강퇴하는 것은 법의 눈에 똑같이 따돌림입니다.
2. 법이 뭐라고 하나요? — 사이버폭력의 정의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교폭력예방법) 제2조는 학교폭력을 단순히 신체적 폭행으로만 정의하지 않습니다. 카카오톡·인스타그램 같은 온라인 공간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① 따돌림, ② 모욕, ③ 명예훼손, ④ 강요, ⑤ 불법 촬영 유포 등도 모두 포함됩니다. 이를 통틀어 사이버폭력이라고 부릅니다.
쉽게 비유하자면, 명예훼손은 "없는 사실을 퍼뜨리는 것", 모욕은 "있는 사실이든 없는 사실이든 아이의 인격을 깎아내리는 것"입니다. 둘 다 온라인 단톡방에서도 똑같이 성립합니다.
3. 이런 행동들이 사이버 학교폭력에 해당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가 문제가 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학급 단톡방에서 특정 학생만 반복적으로 강제 퇴장(강퇴)시키기
- 말을 걸어도 의도적으로 아무도 답하지 않는 집단 읽씹 반복
- 단톡방 안에서 특정 학생을 향한 욕설·조롱 글 게시
- 학생의 사진을 동의 없이 단톡방에서 놀림의 소재로 사용하기
- 단톡방에서 특정 학생에 대한 허위 사실을 퍼뜨리기
다만 한두 번의 실수와 지속적·집단적 행위는 법적 판단이 다를 수 있으므로, 상황을 차분하게 기록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4. 피해 학생 부모님이 지금 당장 할 일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증거 확보입니다. 카카오톡 앱의 '채팅방 내보내기' 기능을 이용하면 대화 전체를 텍스트 파일로 저장할 수 있습니다. 화면 캡처도 유용하며, 반드시 날짜와 시간이 보이도록 저장해야 합니다. 스마트폰을 교체하거나 앱을 재설치하면 대화 기록이 사라질 수 있으니, 이메일이나 클라우드로 별도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증거를 확보한 뒤에는 학교 내 학교폭력 담당 교사(학교폭력책임교사)에게 알리고, 필요하면 학교폭력 신고 전화 117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신고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개최의 계기가 됩니다. 학폭위에서는 피해 학생의 보호 조처(접촉 금지, 학급 교체 등)와 가해 학생 처분이 결정됩니다.
5. 혹시 내 아이가 가해자 측이라면?
"장난이었다", "다른 아이들도 다 그랬다"는 말보다, 어떤 행위가 있었는지 사실관계를 먼저 차분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폭위 처분은 서면사과부터 학급 교체, 출석정지, 전학, 퇴학까지 단계가 나뉘며, 일부 처분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어 대입이나 취업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새 학기 초에 사건이 발생하면 통상 1~2개월 안에 학폭위가 진행됩니다. 그 짧은 기간 안에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하므로, 가해 학생 부모님도 빠르게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것을 권장합니다.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