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야기 — "훈육이었다"는 말이 법 앞에서 통하지 않은 이유
보도에 따르면, 전남의 한 초등학교 영어 교사 A씨(55세)가 수업 중 장난을 쳤다는 이유로 6학년 학생들을 주먹과 결재판으로 머리를 때리고 발로 차며 심한 폭언을 퍼부었습니다. 이 교사는 아동학대범죄 혐의로 기소되어 1심에서 벌금 500만 원과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받았습니다. 억울하다며 항소했지만, 광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는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교사는 재판 내내 "정당한 훈육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피해 학생들의 진술이 수사 단계부터 재판까지 일관되고 구체적이었으며, 목격한 동급생들의 증언도 일치한다는 점을 근거로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은 '훈육'과 '아동학대'의 경계가 어디에 있는지,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비슷한 일을 당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1. 아동학대처벌특례법 — 쉽게 말하면 이런 법입니다
정식 명칭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입니다. 쉽게 말하면, 아이를 때리거나 학대하는 어른을 일반 형법보다 더 무겁게 처벌하기 위해 만든 특별법입니다.
여기서 특히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교사나 보육교사처럼 아이를 돌보는 역할을 맡은 사람이 학대를 저지르면, 일반인보다 가중처벌을 받습니다. 이를 법에서는 '아동복지시설종사자의 아동학대 가중처벌'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아이를 보호해야 할 사람이 도리어 해를 가했다"는 이유로 책임이 더 무거워지는 것입니다.
이 법에 따르면 신체적 학대뿐 아니라 심리적 학대, 방임, 성적 학대도 모두 처벌 대상입니다. 이번 사건처럼 폭행과 폭언이 함께 이루어진 경우 신체적·정서적 학대가 복합적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2. '정당한 훈육'이라고 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을까요?
오래전부터 "사랑의 매"라는 표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2011년 아동복지법 개정 이후, 우리나라 법은 신체적 체벌을 훈육의 수단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쉽게 말하면, "가르치려고 때렸다"는 말은 이제 법 앞에서 면죄부가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법원은 교사의 주장 대신 피해 학생들의 진술과 목격자 증언을 선택했습니다. 핵심 판단 기준은 진술의 일관성과 구체성이었습니다. 아이들의 이야기가 수사 초기부터 법정까지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옆에서 봤던 친구들의 증언이 이를 뒷받침했다는 점이 유죄를 확정하는 결정적 근거가 되었습니다.
형사 재판에서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은 매우 강력한 증거입니다. 반대로 피의자가 "나는 그러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특히 어른과 아이 사이의 사건에서 법원은 아이들의 진술을 세심하게 살펴봅니다.
3.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교사에게 폭행당했다면 — 지금 바로 해야 할 것
이런 일이 생기면 부모님은 당장 학교에 달려가거나 담임선생님께 항의 전화를 먼저 하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법적 관점에서 보면 그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학교 측이 먼저 상황을 파악하고 사건을 정리해버리면, 정작 나중에 필요한 증거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신체적 증거부터 확보하세요. 멍이나 상처가 보이면 사진을 찍고, 병원에 가서 진단서를 받아두세요. "대수롭지 않아 보여서" 그냥 넘겼다가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아이의 이야기를 차분히, 개방형으로 들으세요. "왜 그랬어?" 대신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 수 있어?"처럼 물어보세요. 아이가 자기 말로 구체적으로 설명할수록 나중에 훨씬 유리합니다.
- 형사 신고와 교육청 민원은 동시에 진행할 수 있습니다. 경찰(112)이나 아동보호전문기관(아동학대 신고전화 112)에 신고하는 것과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는 것은 별개 경로이며 병행이 가능합니다. 신고자의 신원은 법적으로 보호됩니다.
4. 비슷한 상황이라면 — 초기 대응이 결과를 바꿉니다
부산에서 아동학대·학교폭력 관련 상담을 하다 보면, 초기 며칠의 대응이 이후 절차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학교 내 사건은 교사·학교 측과 대립 관계가 형성되기 쉬워서, 감정적으로 먼저 항의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증거 확보와 법적 절차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아동학대 사건은 아이의 심리 상태와 진술 방식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이가 부모에게 말하기 어려워 늦게 신고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학교 관계자와의 접촉이 아이 진술에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부산에서 부산가정법원 위탁보호위원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상황에 맞는 대응 방향을 함께 찾아드립니다.
※ 참고 보도: 인사이트·서울경제(영문판) 2026년 8월 15일 보도 참조.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