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저를 때린 건 아니에요. 그런데 딸아이에게는 반복적으로 폭력을 써요." 부산에서 이혼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밖에서는 점잖고 반듯한 사람인데, 집에서는 자녀에게만 손을 댄다는 것입니다. 2026년 8월 10일 방송 보도에 따르면, 대학교수 남편이 딸이 늦게 귀가했다는 이유로 심하게 구타해 아동학대·가정폭력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고, 이혼을 원하는 배우자에게 남편은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는 사연이 소개됐습니다.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결과를 예단할 수 없지만, 이 사연이 던지는 법적 질문은 비슷한 상황에 놓인 많은 분께 해당됩니다.
1. 배우자가 거부해도 이혼할 수 있는 '재판상 이혼'이란 무엇인가요?
이혼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서로 합의해서 절차를 밟는 협의이혼과, 상대방이 거부해도 법원에 청구해 인정받는 재판상 이혼입니다. 쉽게 말하면, 협의이혼은 두 사람이 같이 서류를 내는 것이고, 재판상 이혼은 한 사람이 "우리 결혼을 끝내 달라"고 법원에 판결을 구하는 것입니다.
재판상 이혼은 민법 제840조가 정한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부정행위(바람), 악의적 유기(버려둠), 심한 부당대우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리고 제6호에는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법이 미처 다 열거하지 못한 상황도 이 조항으로 이혼을 청구할 수 있는 통로가 되는 것입니다.
2. 배우자가 자녀만 때린 경우, 이혼사유가 될 수 있나요?
민법에는 '자녀에게 폭력을 쓰면 이혼된다'는 조항이 직접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그 행위의 중대성·지속성·형사처벌 여부 등을 종합해 제840조 제6호를 폭넓게 적용해 왔습니다. 전문가들은 아래 요소가 갖춰지면 이혼사유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합니다.
- 형사처벌 수준의 폭력: 아동학대처벌법이나 가정폭력처벌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만큼 심각해야 합니다.
- 반복·장기간의 패턴: 우발적 한 번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어진 행위일 때 법원이 더 무겁게 봅니다.
- 혼인관계에 미친 영향: 그 폭력으로 인해 부부 사이의 신뢰가 무너지고 함께 살기 어려운 상황이 됐는지가 핵심입니다.
배우자가 자신을 직접 해치지 않더라도, 자녀에 대한 반복적 부당대우는 그 결혼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만드는 사유로 법원이 인정할 수 있습니다.
3. 아동학대 형사 절차와 이혼 소송, 어떻게 연결될까요?
자녀를 심하게 구타하면 형사적으로도 문제가 됩니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과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동시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가족 안에서 일어난 폭력이라고 해서 봐주지 않겠다는 것이 현행법의 방향입니다.
형사 절차가 진행되면 경찰이 수집한 자료들 — 아이의 진술, 병원 진단서, 현장 기록 등 — 이 이혼 소송에서도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형사 처벌 기록은 민법 제840조 제6호를 인정받는 데 힘을 실어줍니다. 이혼 소송과 형사 절차를 별개로 생각하기보다, 두 절차가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 처음부터 함께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4. 이혼 후 자녀 양육권과 양육비는 어떻게 되나요?
이혼이 인정되면 양육권(아이를 실제로 키울 권리)과 친권(법적 대리인으로서의 권리)을 누가 갖는지 정해야 합니다. 법원은 오직 자녀의 복리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자녀를 학대한 부모에게는 양육권을 주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자녀가 13세 이상이면 법원이 직접 의향을 묻기도 합니다.
양육비는 만 19세 미만 자녀에 대해 청구할 수 있으며, 부모 양쪽의 소득과 자녀의 필요에 따라 산정됩니다. 대학 등록금은 법적으로 자동 보장되는 항목은 아니지만, 이혼 조정이나 합의 과정에서 별도로 정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5. 비슷한 상황이라면 지금 이것부터 챙기세요
자녀에 대한 배우자의 폭력이 반복된다면 아래 사항부터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 증거 확보: 아이의 상처를 촬영하고 병원 진단서를 받아두세요. 카카오톡 대화나 목격자 진술도 큰 도움이 됩니다.
- 아동학대 신고: 경찰(112) 또는 아동보호전문기관(1391)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 신고 기록 자체도 이혼 소송에 활용됩니다.
- 법원 임시조치 신청: 가정폭력처벌법에 따라 법원에 접근 금지·격리 등 임시조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 초기 상담: 형사 절차와 이혼 소송 두 갈래 모두에서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거가 희미해질 수 있으니 가능한 한 빨리 점검받으시기를 권합니다.
※ 참고 보도: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파이낸셜뉴스·Daum 뉴스, 2026년 8월 10일 보도. 해당 사건은 수사·재판 진행 중으로 결과를 예단하지 않습니다.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