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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처벌 원치 않는다"고 해도 왜 실형일까요? 아동학대 판결로 배우는 법

2026.07.27 · 법률사무소 청송 김창희 변호사

핵심 요약

아동학대는 피해 아동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습니다. 아동학대범죄처벌특례법이 아동학대를 '반의사불벌죄'로 두지 않기 때문입니다. 경제적으로 의존 상태에 있는 아동의 처벌불원 의사는 법원이 자유로운 의사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훈육이라도 신체적 고통이나 정서적 공포를 반복적으로 가하면 아동학대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2026년 7월 26일 청주지방법원에서 징역 2년 실형 판결이 선고됐습니다. 피고인은 자신의 딸을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약 10년에 걸쳐 반복적으로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를 받은 친모였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딸은 "어머니를 처벌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을 밝혔지만, 법원은 그 의사를 받아들이지 않고 법정구속으로 이어지는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오늘은 이 판결이 담고 있는 법적 교훈, 즉 아동학대에서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가 왜 가해자를 구하지 못하는지 엄마 변호사가 차근차근 풀어드리겠습니다.

1. 아동학대, 법이 어떻게 정의하나요?

아동복지법은 아동학대를 크게 네 가지로 나눕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샤워기 헤드로 머리를 때리고 흉기를 휘두르는 신체적 학대와, "죽이고 감옥 갈까"라며 협박하는 정서적 학대가 함께 인정됐습니다. 쉽게 말하면, 몸을 다치게 하는 것뿐 아니라 두려움을 반복적으로 심어주는 것만으로도 아동학대가 됩니다.

많은 분들이 "훈육을 위해 한 일인데 학대가 되느냐"고 물어보십니다. 법원은 행위의 목적이 훈육이었더라도, 방법이 아동에게 신체적 고통이나 정서적 공포를 반복적으로 일으켰다면 학대로 판단합니다. "훈육"이라는 말로 모든 것이 용납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2. "처벌하지 마세요"라고 해도 왜 실형인가요? — 반의사불벌죄와 아동학대의 차이

형법에는 반의사불벌죄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검사가 공소를 취소하거나 법원이 공소기각 판결을 내려 처벌을 면하게 해주는 범죄 유형입니다. 예를 들어, 단순 폭행죄·협박죄·명예훼손죄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지인끼리 다퉜다가 화해하고 "처벌하지 마세요"라는 합의서를 제출하면 기소가 취소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규정 덕분입니다.

그러나 아동학대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닙니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처벌법)은 아동학대를 반의사불벌죄에서 명시적으로 제외하고 있습니다. 즉, 피해 아동이 "괜찮다"고 해도 검사는 공소를 취소할 수 없고, 법원은 처벌을 면해 주지 않습니다.

이번 판결에서도 법원은 이 점을 분명히 짚었습니다. 딸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법원은 "피해자가 피고인과 함께 거주하며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에서 한 의사표시이므로, 그 의사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아이가 부모에게 먹고 자고 의지하는 상황에서 "처벌 원치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자유로운 의사가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힘의 불균형이 있는 관계에서 한 사람의 동의는 진짜 동의가 아닐 수 있다는 것, 법원이 오래전부터 인식해 온 원칙입니다.

3. 10년이 지난 학대도 처벌받을 수 있나요? — 공소시효 특례

이번 사건에서 학대 기간은 2015년부터 2024년까지 무려 10년에 걸쳐 있었습니다. 이렇게 오래된 사건도 처벌이 가능한 이유는 아동학대처벌법의 공소시효 특례 덕분입니다.

일반적으로 범죄는 발생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공소시효가 완성되어 더 이상 기소하거나 처벌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나 아동학대처벌법은 아동이 성인이 될 때까지는 공소시효가 진행되지 않도록 막아둡니다. 쉽게 말하면, 피해 아동이 만 18세가 되는 날까지는 시효 시계가 멈춰 있다는 뜻입니다. 아이가 성장하고 경제적으로 독립한 뒤에야 비로소 두려움 없이 신고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제도입니다.

따라서 어린 시절 학대를 당했지만 그때는 무서워서, 혹은 부모에게 의존해야 해서 말하지 못했다면, 성인이 된 뒤에도 법적 조치를 취할 길이 열려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시효 계산은 범죄 유형과 발생 시기에 따라 달라지므로, 반드시 전문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4.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아동학대를 목격하거나 당하고 있다면, 혹은 주변 아이가 걱정된다면 아래 순서대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가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피해 아동이 "신고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더라도, 그 말이 진심인지 두려움 때문인지 주변 어른이 판단해야 합니다. 신고자에게는 비밀 보장 의무가 있어, 신고 사실이 학대 가해자에게 바로 알려지지 않습니다.

5. 일상에서 기억해야 할 것 — 훈육과 학대의 경계

부모가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잘못을 꾸짖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신체에 고통을 주거나, 공포심을 심어주는 방식의 훈육은 학대가 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행위의 의도보다 아동이 실제로 경험한 고통과 공포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딸이 하교가 조금 늦었다는 이유로 샤워기 헤드로 머리를 맞고 흉기 협박을 받았습니다. 법원은 이런 행위가 수년에 걸쳐 반복됐다는 점에서 "범행 수법이 매우 중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가해자의 의도가 '훈육'이었는지 여부는 선고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부산에서 아동학대 관련 상담을 하다 보면, "한두 번 혼낸 건 학대가 아니지 않냐"고 묻는 분들을 만납니다. 맞습니다. 단발적인 훈육과 반복적인 학대는 다릅니다. 그러나 그 경계가 어디인지, 자신의 행동이 이미 법적 학대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면 빠르게 전문가와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 이 칼럼은 2026년 7월 26일 머니투데이 보도(청주지방법원 형사4단독 2026.7.26. 선고)를 바탕으로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작성된 것으로,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해당 사건은 피고인이 항소하여 수사·재판이 진행 중이며, 최종 결론은 항소심 판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동학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가해자가 처벌받나요?

아동학대범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형사처벌이 가능합니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아동학대를 '반의사불벌죄'로 두지 않아, 피해 아동의 의사표시만으로 공소를 취소하거나 처벌을 면할 수 없습니다. 특히 피해 아동이 경제적으로 가해자에게 의존하는 상황에서 한 처벌불원 의사는 법원이 자유로운 의사로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아동학대는 어떤 행위가 해당되나요?

아동복지법은 신체적 학대(때리기, 흉기 사용, 신체적 고통 행위), 정서적 학대(협박, 욕설, 위협), 성적 학대, 방임(먹이지 않기, 보호 방치) 모두를 아동학대로 정의합니다. 훈육이라는 이름으로도 신체적 고통이나 정서적 공포를 반복적으로 가하면 아동학대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개별 사건의 판단은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Q. 과거에 일어난 아동학대도 지금 신고할 수 있나요?

아동학대범죄처벌특례법은 피해 아동이 성인이 될 때까지 공소시효 진행을 정지하는 특례를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동기에 당한 학대라도 성인이 된 이후 일정 기간 내에 신고·고소가 가능합니다. 다만 구체적인 공소시효 계산은 범죄 유형·발생 시기에 따라 달라지므로 전문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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