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가 얼마인지도 모르고 급해서 그냥 빌렸습니다." 사채 상담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이미 빌렸으니 갚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오십니다. 그런데 2025년 7월부터 법이 상당히 달라졌습니다. 어떤 계약은 이자뿐 아니라 원금까지 법적으로 효력이 없습니다.
1. 무엇이 무효가 되었나 — 두 갈래로 나뉩니다
개정된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대부업법)은 무효의 범위를 두 가지로 나누어 정하고 있습니다.
| 구분 | 어떤 경우 | 무효 범위 |
|---|---|---|
| 반사회적 대부계약 (제8조의2 제1항) | 연 60%를 초과하는 초고금리, 성착취·인신매매·신체상해·폭행·협박을 이용한 계약, 궁박한 사정을 이용해 현저히 불리하게 맺어진 계약 | 원금·이자 전부 무효 |
| 불법사금융업자와의 계약 (제11조) | 등록하지 않은 업자에게서 빌린 경우. 개정법은 미등록 업자의 명칭 자체를 '불법사금융업자'로 바꾸었습니다 | 이자약정 전부 무효(0%) 원금은 남습니다 |
| 계약 취소 (제8조의2 제2항) | 대부계약서를 주지 않았거나 허위로 기재한 경우, 자격을 사칭한 경우 | 계약을 취소할 수 있음 |
기준선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법정 최고금리는 연 20%이고, 이를 넘는 이자 부분은 종전부터 무효였습니다. 이번에 달라진 것은 그 3배인 연 60%를 넘으면 원금까지 무효가 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2. '무효'는 저절로 사라진다는 뜻이 아닙니다
여기서 오해가 많이 생깁니다. 무효는 "그 계약에 법적 효력이 없다"는 뜻이지, 채권자가 알아서 물러난다는 뜻이 아닙니다. 실제로는 이런 순서를 거칩니다.
- 업자가 계속 갚으라고 요구합니다. 무효를 인정하는 업자는 사실상 없습니다.
- 다툼이 생기면 결국 법원이 무효인지 판단합니다.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거나, 업자가 소송을 걸었을 때 무효를 항변으로 주장하게 됩니다.
- 이때 실제 이자율이 얼마였는지, 어떤 경위로 계약했는지를 입증해야 합니다.
즉 법이 만들어준 것은 결과가 아니라 다툴 수 있는 근거입니다. "이제 안 갚아도 된다더라"는 말만 믿고 연락을 끊는 것이 가장 위험한 선택인 이유입니다.
3. 내 사채가 연 60%를 넘는지, 계약서 숫자로는 알 수 없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계약서에는 월 3%처럼 낮아 보이는 숫자가 적혀 있는데, 실제로 환산하면 전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이자율을 계산할 때는 다음을 모두 넣어야 합니다.
- 선이자. 100만원을 빌리기로 하고 실제로는 80만원만 받았다면, 기준이 되는 원금은 80만원입니다.
- 수수료·공증료·소개비 명목의 돈. 이름이 무엇이든 실질적으로 이자에 해당하면 이자로 봅니다.
- 상환 주기. "일주일에 10만원"처럼 짧은 주기로 갚는 구조는 연 이자율로 환산하면 크게 뛰어오릅니다.
이른바 '30-50'(30만원 빌리고 일주일 뒤 50만원 상환)처럼 알려진 형태는 연 이자율로 환산하면 수천 퍼센트에 이릅니다. 계약서가 없더라도 계좌이체 내역과 주고받은 메시지만으로 환산이 가능한 경우가 많으니, 자료부터 모아두시기 바랍니다.
4. 지금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순서를 이렇게 잡으시길 권합니다.
- 기록부터 남깁니다. 계좌이체 내역, 문자·카카오톡, 통화 녹음. 특히 협박성 발언은 별개의 형사 문제가 되므로 반드시 보존하세요.
- 실제 이자율을 환산합니다. 연 20% 초과인지, 연 60% 초과인지에 따라 대응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 추심이 진행 중이라면 무료 제도를 먼저 확인합니다.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신고센터(1332)와 대한법률구조공단(132)이 운영하는 채무자대리인 무료지원으로 공단 변호사가 추심 대응을 맡아줍니다.
- 다른 빚과 함께 봅니다. 사채만 있는 경우는 드뭅니다. 카드·대출 연체가 함께 있다면 사채 무효를 다투는 것과 별개로 전체 채무 정리를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5. 변호사로서 덧붙이는 현실적인 이야기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무효 판단을 받아내는 것과 이미 넘어간 돈을 실제로 돌려받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불법 사채는 대포통장이나 차명계좌로 오가는 경우가 많아, 판결을 받아도 집행할 재산을 찾기 어려운 사례가 흔합니다. 그래서 저는 상담에서 늘 두 가지를 나누어 봅니다. 앞으로 갚지 않아도 되는 부분을 확정하는 일과, 이미 지나간 돈을 회수하는 일입니다. 전자는 실익이 분명한 반면 후자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상담은 결국 "그럼 남은 빚은 어떻게 하느냐"로 이어집니다. 사채를 걷어낸 뒤 남는 빚이 감당 가능한 수준인지, 개인회생이나 파산을 검토해야 하는 수준인지는 계산해봐야 압니다. 저희가 운영하는 부산회생프로에 불법사채가 섞여 있을 때 개인회생 전에 확인할 점을 별도로 정리해두었으니 함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근거: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8조의2·제11조 및 같은 법 시행령(2025년 7월 22일 시행), 「이자제한법」, 금융위원회 보도자료(2025년 7월).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어떤 계약이 무효에 해당하는지는 이자율 계산과 계약 경위 등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며, 최종 판단은 법원이 합니다. 상담 문의: 전화 1660-4452 / 블로그 blog.naver.com/lawchungsong / 사이트 chang-hee.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