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이웃집 건물이 내 땅 위에 일부 걸쳐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어떠실 것 같으세요? 그리고 상대방이 "벌써 30년이 됐으니 이제 내 것"이라고 주장한다면요? 실제로 이런 사정으로 상담을 받으러 오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2026년 6월, 대법원이 이 문제에 대해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오늘은 점유취득시효라는 법 개념을 쉽게 풀어드릴게요.
1. 취득시효, 쉽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취득시효는 법률 용어로 '점유취득시효'라고도 합니다. 쉽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다른 사람 물건이라도, 오래오래 내 것처럼 쓰면 법이 그것을 진짜 내 것으로 인정해줄 수 있다."
민법 제245조에 따르면, 토지를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하고 공연하게 점유한 자는 법원에 소유권 이전 등기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세 가지 조건이 모두 갖춰져야 합니다.
- 소유 의사: '내 것'이라는 생각으로 쓸 것
- 평온·공연: 몰래가 아닌, 드러내 놓고 쓸 것
- 20년 이상: 충분히 긴 시간 동안 점유할 것
세 조건이 전부 충족되어야 비로소 법이 "이제 당신 것"이라고 인정합니다. 핵심은 '소유 의사'입니다. 남의 물건인 줄 알면서 빌려 쓰거나 임시로 점유하는 것은 아무리 오래 지속해도 취득시효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2. 대법원이 '인정 안 된다'고 한 이유
이번 사건에서 건물주 B씨는 1993년 자신이 매입한 땅에 근린생활시설을 지었는데, 알고 보니 건물 면적 대부분이 옆 A씨 부친의 토지 위에 걸쳐 있었습니다. 30년이 넘도록 건물을 사용한 B씨는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됐으니 내 땅"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으로 건물을 지을 때는 부지의 위치와 면적을 확인하고 공사에 나서는 것이 당연하다. 침범한 면적이 통상적인 시공상 착오를 훨씬 넘어 상당한 정도에 이른다면, 건축 당시 그 땅이 타인 소유임을 알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쉽게 풀면 이렇습니다. "알면서도 남의 땅 위에 지은 건물인데, 그것이 어떻게 '내 것이라는 생각'으로 점유한 것이라 할 수 있겠느냐." 실제로 B씨는 1999년 경매로 인접 토지 소유권을 잃었고, 스스로 그 땅이 A씨 소유임을 인정한 정황도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소유 의사'가 없었으므로 아무리 오랜 세월이 흘러도 시효취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단입니다.
3. 일상에 주는 교훈
이 판결은 우리 일상에 두 가지 메시지를 줍니다.
내 땅을 침범당하고 있는 분께: 오래됐다고 포기하지 마세요. '소유 의사 없는 점유'라면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상대방이 시효취득을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 상황을 먼저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건물을 지을 예정인 분께: 착공 전에 반드시 경계 측량을 받으세요. 나중에 남의 땅을 침범한 사실이 밝혀지면 건물 철거 요구를 받을 수 있고, 철거 비용이 건축비를 훌쩍 넘기도 합니다. 예방이 가장 확실한 해결책입니다.
4. 비슷한 상황이라면 이렇게 대응하세요
내 땅에 이웃 건물이 침범해 있다면 이 순서로 움직이시면 됩니다.
- 경계 측량 신청: 한국국토정보공사(LX)에 의뢰해 정확한 경계선을 확인합니다.
- 내용증명 발송: 침범 사실을 공식 문서로 통보하고, 협의를 시도한 기록을 남깁니다.
- 부당이득금 청구: 내 토지를 무단으로 사용한 기간에 해당하는 임차료 상당 부당이득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건물 철거 청구 소송: 협의가 불가능하다면 법원에 건물 철거와 토지 인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어느 단계에서든 법적 판단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부산에서 재산 분쟁·행정 사건을 다루는 변호사에게 먼저 상담받아 방향을 잡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 보도: 뉴스핌 2026. 6. 26. / 파이낸셜뉴스 2026. 6. 29.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