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상담을 하다 보면 가끔 이런 말씀을 듣습니다. "남편이 갑자기 통장을 다 비웠어요. 알고 보니 비트코인을 사뒀더라고요." 재산분할을 앞두고 가상자산(암호화폐)으로 돈을 옮기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그동안 가상자산은 은행 계좌처럼 잔고 조회도 어렵고 압류도 쉽지 않다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대법원이 드디어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1. 오늘 소개할 법률 변화, 무슨 내용인가요?
2026년 7월 2일, 대법원은 '민사집행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제 법원이 비트코인 같은 코인도 직접 잡아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절차를 규칙으로 정하겠다"는 선언입니다. 오는 10월 시행을 목표로 의견 수렴 중입니다. (뉴시스·한국경제 2026년 7월 5일 보도 참고)
2. 가상자산·강제집행·압류, 이게 다 뭔가요?
가상자산은 쉽게 말하면 인터넷 안에만 존재하는 디지털 화폐입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처럼 은행 없이도 사고팔 수 있고, 스마트폰 앱 안의 '전자지갑'에 보관합니다.
강제집행은 상대방이 법원 판결을 받았는데도 돈을 주지 않을 때, 법원이 직접 재산을 꺼내오는 절차입니다. 은행 계좌에서 잔고를 가져오거나 부동산을 경매에 부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압류는 그 첫 단계로, 법원이 "이 재산은 지금부터 건드리지 마시오" 하고 법적으로 잠그는 조치입니다. 마치 자물쇠를 채우는 것과 같습니다.
가압류는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에 미리 잠가두는 보전처분입니다. 소송이 길어지는 사이 상대방이 재산을 빼돌릴까 봐 선제적으로 막는 장치죠.
3. 이번 개정으로 무엇이 달라지나요?
지금까지는 가상자산에 대한 강제집행 방법이 법원마다 달랐습니다. 이번 개정으로 절차가 전국적으로 통일됩니다.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 전자지갑 동결: 소송 중에도 채무자의 전자지갑을 처분금지가처분으로 동결할 수 있습니다. 재산을 빼돌리기 전에 미리 막는 것입니다.
- 압류 후 매각: 법원이 가상자산거래소에 집행관 전용 계정을 개설해 자산을 이전받아 직접 매각하거나 거래소에 매각을 위탁합니다.
- 잘 모르는 코인도 처리: 거래량이 적은 소규모 코인은 비트코인 같은 주요 가상자산으로 교환한 뒤 매각하는 방법도 명확해집니다.
결국 "코인에 숨겨두면 법원도 못 건드린다"는 건 이제 옛말이 됩니다.
4. 이혼하시는 분들, 이렇게 대응해 보세요
이혼 재산분할 과정에서 배우자의 코인 자산이 의심된다면, 이혼 소송을 시작하는 초기 단계에 가압류·처분금지가처분 신청을 적극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전자지갑 간 이동으로 추적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등록된 거래소라면 법원 명령으로 거래 내역 조회가 가능합니다. 기존의 재산명시 신청, 금융거래정보 조회 신청도 병행하면 더 넓은 범위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현재 협의이혼 절차 중이더라도 재산분할 조건을 확정하기 전에 배우자 명의 코인 자산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반대로 채무가 있어 재산 정리를 고민 중이시라면, 가상자산도 이제 법원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 참고 보도: 뉴시스·한국경제 2026년 7월 5일자(대법원 민사집행규칙 일부개정규칙안 입법예고).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