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가게, 커피 전문점, 편의점... 요즘 주변에 가맹점을 운영하시거나 창업을 고민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가맹점을 열면 본사(가맹본부)가 정해주는 가격, 원재료, 영업 방식에 따라야 하는데, 내 가게인데 내 목소리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신 적 있으셨나요? 지난 2025년 12월 국회가 가맹사업법을 개정해 가맹점주들이 단체로 본사와 협상할 수 있는 권리를 법으로 보장했습니다. 오늘은 이 변화가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부산 가맹·프랜차이즈 변호사가 엄마가 아이한테 설명하듯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1. '단체교섭권'이 뭐예요? — 쉽게 말하면 '여럿이 함께 협상'
단체교섭권(團體交涉權). 어려운 말 같지만, 쉽게 말하면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본사에 이야기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아파트 입주민들이 관리비 문제를 입주자 대표회의를 통해 관리회사에 따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지금까지 가맹점주 한 분이 혼자 본사에 "원재료 가격이 너무 높다"고 따지면 목소리가 작았지만, 이제 같은 브랜드 가맹점주들이 단체를 만들어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하면 공식 협상 창구가 생깁니다.
이 단체가 요청할 수 있는 협상 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로열티(본사에 내는 수수료) 조정
- 원재료·식재료 가격 인상에 관한 협의
- 영업지역 보호 강화
- 광고비 분담 방식
그리고 본사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이 협의 요청을 거부할 수 없습니다. 무시하면 법 위반이 됩니다. 보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2026년 7월 시행령 입법예고를 목표로 세부 요건을 준비 중입니다.
2. 가맹점사업자단체란? — 쉽게 말하면 '가맹점주 대표 모임'
법이 말하는 가맹점사업자단체는 같은 브랜드 가맹점주들이 일정 요건을 갖춰 모인 단체로,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해야 공식 교섭 창구로 인정받습니다. 등록된 단체는 단체 교섭 외에도 분쟁 발생 시 법적 대리, 공정위 법률 자문 지원, 가맹사업 관련 교육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단체가 없거나 등록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면 혼자 본사에 맞서야 합니다. 그래서 같은 브랜드 가맹점주들이 연대해 단체를 구성하는 것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집니다. 단, 시행령 세부 요건(가맹점 수, 가입 비율 등)은 아직 확정 중이므로, 정확한 기준은 공정위 공식 발표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3. 계약서 한 줄이 내 사업의 운명을 바꿉니다
이번 법 개정의 배경에는 그동안 계약서에 제대로 기재되지 않은 조항들이 분쟁으로 이어진 사례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차액가맹금입니다. 쉽게 말하면, 본사가 식재료를 시중보다 비싸게 사도록 가맹점에 강제하면서 그 가격 차이를 이익으로 챙기는 구조인데, 계약서에 이 내용이 명확히 적혀 있지 않아 수백억 원 반환 소송으로 이어진 사례가 법원에서 여럿 나왔습니다.
2024년 7월부터는 강제거래 대상 품목의 종류와 가격 산정방식을 계약서에 반드시 기재해야 하고, 동일 품질의 다른 공급처 제안을 본사가 거부하는 것도 제한됩니다. 계약서 한 줄이 내 가게의 수익을 보호하거나 빼앗아 갈 수 있습니다.
4. 가맹점 창업 전, 이것만은 꼭 확인하세요
가맹점 창업을 앞두고 있다면 반드시 챙겨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 정보공개서 확인: 가맹본부가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서류입니다. 가맹점 수, 폐업률, 예상 매출 등이 담겨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본사 신용 성적표'입니다. 계약 전 14일 이상 충분히 검토하세요.
- 필수품목 기재 여부: 강제로 구매해야 하는 품목과 가격 산정 방식이 계약서에 명확히 적혀 있는지 확인하세요. 빠져 있다면 법 위반 소지가 있습니다.
- 계약 갱신 조건: 계약 만료 90일 전까지 서면 통지가 없으면 자동 갱신됩니다. 이 조건이 내게 유리한지 불리한지 계약 전에 미리 점검해야 합니다.
- 영업지역 보호 범위: 내 가게 근처에 같은 브랜드 점포가 얼마나 들어올 수 있는지, 계약서와 정보공개서에서 반드시 확인하세요.
5. 이미 운영 중인데 본사와 갈등이 생겼다면
가맹 계약 도중 본사와 분쟁이 생겼다면, 아래 순서로 대응하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계약서와 정보공개서 재검토: 본사가 계약 내용과 다른 요구를 하고 있진 않은지 먼저 확인하세요.
- 공정위 분쟁조정 신청: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 가맹점사업자단체 활용: 같은 브랜드 가맹점주들과 연대해 단체교섭을 요청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 법적 검토: 차액가맹금 반환, 계약 해지,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조치가 필요한지 전문가에게 확인하세요.
부산에서 가맹·프랜차이즈 상담을 하다 보면 "조금만 일찍 왔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계약 전이나 분쟁 초기에 전문가에게 한 번만 검토받으시면 불필요한 손해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 참고 보도: 녹색경제신문 2026년 1월 6일, 이넷뉴스 2026년 2월 3일.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