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체육 시간에 장난치다가 실수로 친구 입에 팔꿈치가 닿았어요. 상대방 이가 부러졌는데, 학교폭력 처분을 받았습니다. 너무 억울한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부산에서 학교폭력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의도하지 않은 사고였는데 학교폭력 처분을 받아 당황하는 부모님이 많습니다. 최근 언론 보도에서도 법원이 과실 사고나 정당방위 상황에서 학폭 처분을 취소한 사례들이 조명받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사례들을 통해 학교폭력의 핵심 요건인 '고의'와 그 예외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학교폭력'이 되려면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폭력을 "학생을 대상으로 한 폭행·협박·따돌림 등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주는 행위"로 정의합니다. 쉽게 말하면, 상대방을 다치게 하거나 괴롭히려는 의도(고의)가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고의'와 '과실'은 다릅니다. 고의는 "일부러 한 것", 과실은 "부주의로 생긴 실수"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발차기 장난을 하다가 실수로 친구에게 팔꿈치가 닿아 이가 부러진 경우라면 고의로 보기 어렵습니다. 인천지방법원은 2024년 이와 유사한 사건에서 "과실에 의한 사고는 학교폭력예방법상 학교폭력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다만, 단순히 "우리 아이는 일부러 한 게 아니에요"라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당시 상황이 정말 과실에 해당함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자료와 경위 설명이 필요합니다.
2. 먼저 맞고 반격했는데 가해자가 됐다면 — 정당방위 이야기
학교에서 쌍방 다툼이 생기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가 양쪽 모두에게 처분을 내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가 먼저 공격을 당한 뒤 반격한 것이라면 어떨까요.
법에서 말하는 '정당방위'란, 쉽게 말하면 "남이 나를 불법으로 공격할 때 이를 막기 위해 한 행동"입니다. 형법은 정당방위를 처벌받지 않는 행위로 인정합니다. 서울행정법원은 2025년 한 사건에서 이와 같이 판단했습니다. 상대 학생이 먼저 주먹질과 발차기를 했고, 해당 학생이 이에 반격한 경우 — "겉으로는 쌍방 다툼처럼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일방의 위법한 공격에 대한 저항수단에 불과하다면, 이를 학교폭력으로 보기 어렵다"고 본 것입니다. 그 결과 처분이 취소됐습니다.
이런 경우 핵심은 누가 먼저 공격했느냐를 입증할 자료입니다. CCTV 영상, 목격 학생의 진술, 당시 교사의 목격 기록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3. 처분에 억울하다면 —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학폭 처분에 불복할 수 있는 절차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 행정심판: 쉽게 말하면 학교·교육청의 결정을 행정기관에 다시 따져보는 절차입니다. 처분이 있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신청해야 합니다.
- 행정소송: 법원에 처분이 잘못됐다고 다투는 절차입니다. 학교폭력 사건에서는 행정심판을 먼저 거치지 않고 바로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처분을 뒤집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행정심판 인용률은 12.6%, 행정소송은 5.9%에 불과합니다. 학폭위의 판단을 법원이 쉽게 뒤집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더라도 과실 사고나 정당방위처럼 학교폭력의 요건 자체가 충족되지 않는 경우라면 도전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4. 사고가 생겼다면 초기 대응이 핵심입니다
학폭 처분을 다투려면 무엇보다 초기에 사실관계를 정확히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과 같은 자료를 빠르게 모아두세요.
- 사고 당시 상황을 시간순으로 기록한 내용
- CCTV 영상(학교 측에 열람·보존 요청)
- 목격한 학생들의 진술 또는 연락처
- 사고 전후 아이들이 주고받은 메시지·카카오톡
- 학교 측과 나눈 대화 기록(문자·이메일 포함)
특히 "우리 아이가 먼저 맞은 것"이라는 주장이라면,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처분이 나온 뒤 90일이라는 기한도 있으니, 억울한 상황이라면 가능한 한 빠르게 전문가에게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부산에서 학교폭력 사건을 다뤄온 경험을 바탕으로, 가해 학생으로 지목됐을 때와 피해 학생 측 모두의 입장에서 초기 전략을 함께 점검해드릴 수 있습니다.
※ 참고 보도: 한국일보 (2026년 6월 26일).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