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할아버지가, 혹은 작은아버지가 억울하게 감옥에 가셨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미 돌아가셔서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해야 할까요? 2026년 6월 24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억울한 형사판결을 다시 다룰 가능성이 조금 더 넓어졌습니다.
1. '재심'이란 무엇인가요?
재심(再審)은 이미 확정된 형사 유죄 판결을 새로운 증거나 법적 오류를 이유로 법원에 다시 심리해달라고 신청하는 제도입니다.
쉽게 말하면, 시험이 끝나 점수가 확정됐는데 나중에 채점이 잘못됐다는 걸 알게 됐을 때 "다시 채점해 주세요"라고 요청하는 것과 같습니다. 억울하게 유죄 선고를 받은 분의 명예를 되찾아 드리는 가장 중요한 절차입니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424조 제4호는 유죄 선고를 받은 분이 돌아가신 경우, 배우자, 직계친족(부모·자녀), 또는 형제자매만 법원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었습니다.
2. 왜 조카는 재심을 청구할 수 없었을까요?
조카나 처남·처형은 이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전쟁 전후 국가기관에 의해 억울하게 처형된 분들의 진상이 수십 년이 지나서야 밝혀졌을 때, 이미 배우자·부모·형제자매가 모두 세상을 떠난 경우가 많았습니다. 살아남은 조카가 억울함을 풀어드리고 싶어도 '청구 자격 없음'으로 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헌법재판소는 2026년 6월 24일, 이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했습니다(재판관 7대 2). 이를 헌법불합치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이 법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침해하므로, 국회는 2027년 12월 31일까지 법을 고쳐라"라고 명령한 것입니다.
3. 헌재는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요?
헌재는 국가폭력 사건은 일반 형사사건과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보았습니다. 국가기관이 조직적으로 불법행위를 저질렀고, 수십 년간 진실이 감춰졌으며, 진상이 밝혀질 때쯤에는 직접 가족이 대부분 세상을 떠난다는 특수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직계 가족에게만 재심청구권을 부여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재판청구권과 인격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판단했습니다.
4. 우리 생활에 주는 교훈
이번 결정이 담고 있는 중요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 억울한 형사판결은 시간이 지났더라도 다시 다툴 수 있습니다. 재심은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거나 원래 재판에 중대한 법적 오류가 있었을 때 활용할 수 있습니다.
- 법이 불합리하다고 느낄 때는 헌법소원이라는 길이 있습니다. 헌법소원이란 법률이나 공권력의 행사가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생각할 때 헌법재판소에 직접 다투는 제도입니다.
- 가족이 억울하게 처벌받은 기록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확인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법 개정 시행 전이라도 전문가에게 먼저 가능성을 점검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5. 비슷한 상황이라면 이렇게 대응하세요
가족 중 억울하게 형사 유죄 판결을 받은 기록이 있다면 아래 사항을 먼저 확인하세요.
- 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 중 재심청구 자격자가 생존해 계신지 확인하세요.
- 새로운 증거(새로 발견된 사실, 위조된 증거 확인 등)가 있는지 검토하세요.
-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재심 개시를 권고한 사건이라면 재심에 더 유리합니다.
- 관련 민사 손해배상 청구는 소멸시효가 있으므로 빠른 확인이 필요합니다.
억울한 형사 문제는 하루라도 빨리 전문가와 함께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산 형사 변호사 청송이 초기 전략부터 함께 도와드립니다.
※ 참고 보도: 파이낸셜뉴스·이투데이 2026년 6월 24일 보도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